문전작라(門前雀羅) - 문앞에 참새 그물을 치다, 방문객의 발길이 끊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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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작라(門前雀羅) - 문앞에 참새 그물을 치다, 방문객의 발길이 끊어지다.

문전작라(門前雀羅) - 문앞에 참새 그물을 치다, 방문객의 발길이 끊어지다.

[문 문(門/0) 앞 전(刂/7) 참새 작(隹/3) 벌릴 라(网/14)]

권력이나 부를 얻은 사람의 주위에는 사람이 모여들기 마련이다. 시장에 사람이 몰리는 門前成市(문전성시)는 괜찮지만 세력가의 집에 뇌물을 바치기 위해 복작대면 한심하다.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 사람이 몰리는 門庭若市(문정약시)는 바람직하기까지 하다. ‘대감 죽은 데는 안 가도 대감 말 죽은 데는 간다’는 속담이 있다. 대감이 죽으면 잘 보일 필요가 없지만 말이 죽었을 때는 환심을 살 필요가 있어 조문을 한다는 炎凉世態(염량세태)를 꼬집은 말이다.

대문 앞(門前)에 참새 그물을 친다(雀羅)는 이 말은 방문하는 사람들로 넘쳐나던 권세가의 집에 세력을 잃는 날부터 발길이 뚝 끊겨 문밖에 새 그물을 칠 정도로 한산해졌다는 것을 나타냈다. ‘史記(사기)’의 汲鄭列傳(급정열전)에서 유래한 내용을 보자. 前漢(전한)의7대 황제인 武帝(무제)때 汲黯(급암, 黯은 검을 암)과 鄭當詩(정당시)라는 두 현신이 있었다. 이들은 사람됨이 깨끗하고 불의를 보면 거침없이 바로잡았다. 임금에게도 충간을 굽히지 않아 높은 직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주위의 모함도 많이 받아 좌천과 면직, 재등용을 되풀이했다.

두 현신이 현직에 있을 때는 방문객이 들끓었지만 벼슬을 내려놓자 발길이 뚝 끊겼다. 司馬遷(사마천)은 한나라 廷尉(정위)라는 벼슬을 했던 翟公(적공)의 예를 들면서 벼슬자리에서 물러났을 때 ‘문 앞에 새그물을 쳐놓을 수 있을 정도(門外可設雀羅/ 문외가설작라)‘였다고 한탄한다. 그러면서 적공이 문에 걸어놓은 글을 소개한다. ’한 번 죽고 한 번 삶에 곧 사귐의 정을 알고(一死一生 乃知交情/ 일사일생 내지교정), 한 번 가난하고 한 번 부유함에 곧 사귐의 태도를 알며(一貧一富 乃知交態/ 일빈일부 내지교태), 한 번 귀하고 한 번 천함에 곧 사귐의 정이 나타나네(一貴一賤 交情乃見/ 일귀일천 교정내현).‘ 見은 보일 現(현)과 같다.

현직 정승의 집에서 기르던 개가 죽었을 때 문상을 가는 세태를 지탄을 하면서도 막상 닥치면 자신도 벗어나지 못한다. 권세가는 오히려 발길이 끊어졌을 때 번잡한 생활을 떠나 한가로운 정취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고언하는 사람도 있다. 어쨌거나 문 앞이 시장을 이뤄도, 거미줄을 쳐도 모두 세상사이니 하고 받아들이면 편하다. 權不十年(권불십년) 세상은 돌고 돈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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